안녕하세요, 자미원입니다.

최근 2주 동안 잠을 설쳤다고 하셨는데요.

질문해주신 내용을 봤을 때 잠이 안 오기 시작한 전후로 해서 일도 많아지고 밤늦게 공부도 했다고 하셨는데... 생활리듬이 많이 뒤틀린 것 같아 보입니다.

불면증이 잠을 못 자는 병이라고 해서 잠을 자기만 하면 치료가 다 되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왜 잠을 못 자는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면 어떨까? 하는 고민에 먼저 빠지게 되죠. 그 고통이 워낙 크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말이죠.

그런데 말씀하신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니 지금의 불면증은 수면제를 먹고 고칠 불면증이 아니란 생각이 드는데요.

일도 시작했고 공부에 욕심을 가지고 공부도 열심히 하기 시작했고, 밤낮으로 몸을 조금 혹사시켰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조금은 잠드는 시간도 뒤로 밀려났었겠죠.

일을 끝나고 잠들기 전에 우리 몸은 어느 정도 쿨링 타임이 필요합니다. 잠들기 전에 긴장을 풀고 잠들 준비를 하는 시간을 말하는 건데요. 일이 많아지고 집에 들어와서 씻기가 무섭게 잠자리에 들어야 할 정도로 생활리듬이 빡빡해지게 되면 이 쿨링 타임이 사라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피곤하니까 그냥 잠이 들었다 하더라도 차츰 피로가 누적이 되게 되면 쿨링 타임의 부재가 불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집에 들어와서 씻고 잠시 TV 나 컴퓨터로 인터넷을 보다가 바로 잠자리에 들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렇게 잠이 들면 누워서 쿨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즉 잠자리에 누웠다고 해서 몸이 바로 잠이 드는 게 아니라 잠자리에 누워서 몸을 식히는 작업을 진행한다는 거죠.

그래서 1~2시간 정도 충분히 쿨링이 된 뒤에 잠에 들게 되는 겁니다.

결국 내가 잠이 들기를 원하는 시각은 10시경이지만 내 몸은 12시가 넘어가야 잠잘 준비가 끝나게 되는 거죠. 그만큼 일어나는 시간은 뒤로 밀려나게 되구요. 그러면서 아침잠이 많아지고 밤에는 잠을 이루기 힘들게 되는 겁니다.

생활리듬의 변화와 피로의 축적이 결국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능하다면 귀가시각을 조금 앞당기고 잠을 자지 않고 조명을 어둡게 한 상태에서 (TV나 컴퓨터 스마트폰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1~2시간 정도 여유있게 음악감상이나 가벼운 독서 등으로 몸의 긴장을 풀고 마음의 열을 꺼주는 시간을 가져주시면 어떨까 싶네요. 그 이후에 일정한 시각에 잠자리에 드는 연습을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2주 정도 된 불면증이기 때문에 이런 생활리듬의 변화만으로도 이내 정상 리듬으로 돌아가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수면제보다는 생활패턴의 변화를 먼저 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