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과 복통을 동반한 불면증

잠을 못 자면 나타나는 증상들 중에서 어떤 증상들이 가장 빈번할까요?

여러 가지 증상들을 얘기하지만 가장 많은 증상은 두통입니다.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하고 띵하다고 표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머리가 맑지 않다고 얘기하시죠.

그리고 소화 쪽으로 이상이 생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선천적으로 소화력이 좋았던 분들은 불면증 이후에도 소화에 큰 문제가 없는 분들도 있지만 성격적으로 불면증이 오기 쉬운 분들을 보면 대부분 크고 작은 소화기 쪽 증상을 호소하십니다.

두통이나 머리 쪽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잠을 자는 동안 뇌를 비롯한 근육과 신경세포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고 복부 쪽 근육들과 내장기관들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서 소화불량과 대, 소변의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불면증 이후에 나타나는 두통과 복통의 증상을 함께 어울러서 설명할 수 있는 건 바로 우리 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근육의 긴장입니다. 어깨, 목, 복부 쪽 근육들의 과도한 긴장이 불러온 통증인 거죠.

우리 몸의 혈관들도 탄력이 좋은 근육세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과도한 근육의 긴장은 혈관벽을 구성하는 근육들도 함께 긴장하게 만들어서 심장 박동성 두통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필자의 환자분 중에서 두통과 복통을 동시에 호소하면서 불면증이 시작된 분이 있었습니다. 갱년기 증상으로 불면증이 시작되었다가 호르몬제를 드시면서 호전되었었는데 다시 불면증이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처음 불면증이 나타났을 때와는 달리 두 번째 불면증이 시작되었을 때는 참기 힘든 두통과 복통이 가장 큰 고통이라고 하셨습니다.

어깨 쪽 근육통을 호소하면서 불면증을 겪고 있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이 분도 어깨와 뒷목 그리고 복부 쪽 근육의 과도한 긴장이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그 쪽 근육들을 조금만 만져도 아파서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심한 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근육피로가 누적된 분들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불면증을 치료하면서 수면과 두통, 복통이 같이 좋아졌었던 케이스였습니다.

근육의 긴장을 풀어내는 방법 중에서 가장 좋은 건 복식호흡과 스트레칭입니다. 그리고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면서 몸을 이완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혹시 지금 어깨가 아프면서 왠지 모를 긴장감을 느끼며 온몸이 굳어지는 느낌이 드신다면 이런 상상 한 번 해 보면 어떨까요?

바다가 보이는 아주 한적한 펜션에 놀러왔습니다. 펜션 뒤쪽으로는 우거진 숲들도 보입니다. 펜션 앞마당에서 숯을 피우면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고 간단하게 준비한 회도 한 접시 보이네요. 맛있는 고기와 회 그리고 파도소리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가장 친한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간간이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에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눈을 감고 이런 장면들을 상상해 보는 겁니다. 한 장의 사진일 수도 있고 한 편의 동영상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 휴가를 간 건 아니지만 짧은 시간 그런 상상만으로도 몸과 마음은 그 곳에 가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키면서 편안해 질 겁니다.

바쁜 하루 일과 속에서 혹은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잠을 쫓아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잠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보다 이런 상상들을 해 봅시다. 30분이어도 좋고 1시간이어도 좋습니다. 그런 상상만으로 기대 이상의 편안함을 느끼면서 온 몸의 근육들은 그 긴장을 서서히 풀어나가게 된답니다.

-잠박사 허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