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증은 한창 활동을 해야 하는 낮 시간에 강력한 수면욕구에 의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순간적으로 잠들어 버리는 증상과 렘수면 상태의 비정상적인 출현을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이는 수면장애입니다.

사람은 수면과 각성의 두 가지 자극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낮과 밤을 구분하고 활동과 수면을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각성과 수면에 있어서 오랜 시간 수면상태나 각성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물질이 바로 하이포크레틴(hypocretin)입니다. 이 하이포크레틴이라는 호르몬을 만들어 내는 세포들이 파괴되는 것이 기면증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 뇌막염이나 뇌 손상으로 인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유전적인 요인이나 루프스나 다발성 경화증처럼 자가면역질환일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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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 시간에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전조증상 없이 강력한 졸음에 대한 욕구가 나타나서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십 분까지 낮잠을 자게 만듭니다. 심한 경우에는 스스로 수면발작이란 걸 인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잠에 빠진 뒤 몇 분 후에 평온한 상태로 깨어나기 때문에 수면발작이라고 알아채지 못하고 단순한 과다수면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면증일 경우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며 모든 기면증 환자분들이 겪는 증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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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감정적으로 심하게 동요되는 상황에 접하게 되었을 때 갑자기 주저앉거나 앞으로 넘어진다든지, 안면근육의 마비로 무표정이나 일그러진 표정을 짓거나 말을 할 수 없는 등의 근육 마비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탈력발작은 기면증 초기에 수면발작 등의 증상과 같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낮 시간에 과다하게 졸린 증상이 나타난 지 몇 년 뒤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기면증 환자들은 낮에 많이 존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다가 탈력발작을 경험하면서부터 기면증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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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이 들거나 잠에서 깨는 동안 몸에 마비가 오는 증상이며, 이 때 의식은 분명하여 자신의 상황과 자신의 몸을 완전히 자각하지만, 근육은 마비 상태가 되어 있어 꼼짝 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몸은 꿈수면을 취하고 있는 동안에는 근육이 마비상태를 유지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런 증상이 꿈에서 깨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흔히 알려진 ‘가위눌림’이 바로 수면마비이며, 기면증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는 보다 자주 일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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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 전후로 소름이 끼칠 정도의 환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환각은 극도의 공포감을 동반하며 그 상황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이 경우 수면마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서 공포감은 더욱 심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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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어처구니없는 행동(세탁기에 음식물을 넣고 세탁기를 돌린다거나 냉장고에 빨래를 넣는 행동 등)을 하거나,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한다든지 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매우 자연스럽게 일상적 업무를 하듯 이런 행동들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각성상태로 돌아오면 방금 전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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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면증 환자들은 야간에 충분한 수면을 취함에도 불구하고 심한 졸음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불면증 환자처럼 밤에 깊은 잠을 못 이루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잠드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자는 도중에 자주 잠을 깨게 되어 깊은 수면을 못 이루게 되고 이로 인해 주간에 심한 졸림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면 패턴에 있어서도 얕은 수면 -> 깊은 수면 -> 렘수면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렘수면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면증의 증상들 중에서 기면증을 앓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증상은 주간과다수면입니다. 하지만 주간과다수면의 증상은 기면증이 아닌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탈력발작의 증상은 기면증 환자들에게만 특이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탈력발작은 기면증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처음에는 주간과다수면의 증상만 나타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탈력발작을 일으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기면증을 진단함에 있어서 과거의 병력이나 경험 중에서 탈력발작의 증상 유무는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1. 주간과다수면 + 탈력발작

  기면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 주간과다수면 + 탈력발작을 제외한 다른 증상들

  기면증일 수도 있지만 수면무호흡증이나 우울증, 만성피로증후군, 갑상선 장애, 빈혈, 당뇨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거나 다른 질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 이 외에도 척추천자라는 하이포크레틴의 양을 측정하는 검사법도 있지만 검사의 고통이 큰데다 확실한 치료법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검사를 권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서양의학적으로 기면증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낮 동안에 깨어 있는 상태를 호전시켜서 심한 졸림을 막고 수면마비나 환각과 같은 렘수면과 관련된 증상을 예방하는 대증요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성제, 항우울제 위주의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각성제로 대표적인 것이 암페타민계열의 약이나 모다피닐 성분의 프로비질입니다. 기면증에 가장 자주 처방되고 있습니다. 팍실이나 프로작과 같은 항우울제가 렘수면과 관련된 증상의 예방을 목적으로 많이 처방되고 있습니다.

기면증 환자들마다 기면증과 함께 호소하는 증상들은 모두 다릅니다. 심한 갈증으로 엄청난 양의 물을 마신다는 분들도 있고, 한숨을 자주 쉬면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서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전에 없던 근육통이 나타나서 조금만 움직여도 어깨가 아프고 몸살이 날 정도로 체력이 떨어져 버렸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적인 기면증 치료는 기면증이 나타나게 된 원인이나 현재 보여주는 몸의 변화에 맞춰서 치료방법이 달라집니다. 어떤 이는 몸 안의 정체된 물을 줄여줘서 몸을 가볍게 하는 방법으로, 또 다른 이는 약해진 폐의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방법으로, 또는 누적된 근육의 피로를 풀어줘서 스스로 피로를 이겨내게 도와주는 방법으로 기면증 치료를 접근해 나갈 수 있습니다.

기면증을 단순하게 수면과 각성의 장애로만 보게 되면 결국 수면제와 각성제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겠지만 내 몸이 힘들거나 문제가 생겨서 자고 싶어 하는 본능의 발현이라고 본다면 해결책은 각각의 경우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획일적이지 않고 사람의 몸을 바라보는 치료. 이런 점이 한의학적인 방법을 통한 기면증 치료의 큰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