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잠꼬대를 하는 건 흔히들 하는 행동이죠. 그런데 자다가 별안간 고함을 치고 주먹질이나 발길질을 하는 등 특이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한 경우 같이 자고 있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경우도 있고, 크게 소리를 질러 옆방에서 자고 있는 가족까지 잠에서 깨게 한다거나, 침대에서 떨어져서 골절을 입는 등 다양한 사건, 사고를 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를 '렘수면 행동장애'라고 하는데요. 렘수면 행동장애는 꿈을 꾸는 렘수면 도중에 꿈에서 깨지 않은 상태에서 꿈속에서 하는 말이나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렘수면 상태에 들어가게 되면은 뇌간이라고 불리는 뇌 부위에 일종의 스위치가 작동해 몸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위에 눌려서 몸을 움직여보려고 해도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죠. 그런데  이 스위치가 풀려버리는 일이 발생할 경우 꿈에서 행동하는 그대로 몸이 움직여지게 됩니다. 특히 꿈이 과격한 경우라면 소리를 지르고 싸우고 주먹질, 발길질까지 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이죠.

특히 주의할 점은 렘수면 행동장애가 주로 중장년층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일종의 퇴행성질환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런 이유 때문에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는 사람이 추후에 파킨슨병 이라든지 치매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흔히 몽유병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몽유병은 정확한 표현으로는 '수면중 보행증'으로, 꿈을 꾸는 것과 상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렘수면 행동장애와 구분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렘수면 행동장애가 50대에서 60대에 자주 나타나는 데 비해서 몽유병은 어릴 때 나타나서 사춘기 무렵에 사라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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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학적인 치료 방법은 안정제나 수면제를 통해 잠을 자는 동안 꿈을 꾸는 시간과 횟수를 줄여주거나, 긴장이라든지 신경의 예민함으로 인해서 불수의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의 떨림, 근육의 경련을 잠재우는 것에 의미를 두는데요. 문제는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긴 하지만 잠을 잘 자는 사람이 수면제나 안정제를 계속 먹게 되면 심한 무기력감이나 우울감, 힘이 없다, 소화가 잘 안 된다, 변비가 생겼다 등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스트레스로 인해서 생긴 가슴에 맺힌 울화나 간열 등을 풀어 주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는데요. 렘수면 행동장애를 호소하는 분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성격적으로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참기만 하거나 술에 의지하는 등 제대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알고 계시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치료한 환자분들 중도 이런 분이 계셨는데요. 실제로 수면 도중에 소리를 엄청 큰 소리를 내고 헛발질 심하게 하는 바람에 렘수면 행동장애 소견을 갖고 내원을 하셨는데 30대 초반이며 평소 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으로 삭히는 성격이셨습니다.  쌓여있는 울분 울화라든지 스트레스가 심했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런 렘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났었고, 가슴에 맺혀있는 울화를 확실하게 풀어주는 방법을 통해 증상을 치료해 나갔습니다. 동시에 운동이나 취미생활 등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방법을 병행하시도록 했구요. 

이런 분들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한의학적 처방은 다음과 같습니다.

치자시탕 

온담탕 

시호억간산 

가미소요산 

사심탕

감맥대조탕 

​이와 함께 평소 주무실 때 주변에 딱딱한 물건들은 가급적 치우고, 쿠션이나 매트 등 충격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물건들을 활용하는 것이 좋구요, 누군가와 함께 자기보다 독립된 공간에서, 침대보다는 요를 깔고 주무시는 게 더욱 안전합니다.

만일 렘수면 행동장애가 가족분들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증상이 너무 심하고, 여기에 낮에 활동을 하면서 손발의 움직임이 조금 이상하다거나 어설프게 느껴진다거나, 운동기능의 이상이 느껴진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보실 필요가 있으니 진단 및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