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이라고는 하지만 일이 바빠서, 혹은 불면증으로 인해 제대로 수면을 못 취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장 며칠이야 컨디션이 좀 저하되고 피곤할뿐일 수 있겠으나 수면 부족이 장기간 누적될 경우에는 생각보다 많은 질환에 노출될 수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울증이 먼저 시작되어 이로 인해 불면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불면증을 오래 앓으면서 우울한 감정, 무기력감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울증으로 잠을 설치면 그 다음날 의욕 저하로 몸과 마음이 계속 축 처지게 되고 그로 인해 수면은 더욱 힘들어져서 다시 우울함이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는 것이죠. 이 때 불면증 치료를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감정을 회복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울증까지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비밀은 식욕에 관여하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과, 식욕을 억제하는 '랩틴'에 있습니다. 그렐린과 랩틴 호르몬이 균형을 이루며 적절히 조절되어야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불면증으로 인해 수면 시간이 짧아지다 보면 그렐린의 농도는 증가하고 랩틴의 농도가 감소해 우리 몸은 더 많은 칼로리를 원하게 되고, 이는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늦은 밤까지 깨어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야식을 찾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야식으로 섭취된 칼로리는 그대로 몸에 쌓이게 되면서 더욱 더 비만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알츠하이머병인데요. 불면증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며칠 잠이 모자라면 집중력, 판단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건망증으로 인해 평소 무리 없이 해내던 일에도 실수를 연발하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이처럼 수면은 뇌의 건강에 아주 중요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수면이 부족할 경우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더 많이 축적되어 있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베타 아밀로이드와 같은 뇌 안에 쌓이는 독성물질을 배출시키게 되는데, 잠이 부족할 경우 이 물질들이 쌓여 뇌를 손상시키기 때문입니다.

각종 연구를 통해 수면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낮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유병률이 높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혈중 지방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일 당뇨 환자가 불면증이 있는 경우라면 불면증만 치료해도 당뇨병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성적인 수면부족 상황에서 밤마다 늘 긴장을 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이는 혈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로 인해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수면패턴이 일반인들과 반대인 야간교대근무자의 경우 뇌졸중 발생위험도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평소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수면 중 기도가 막혀 산소공급이 저하되는 상황이 발생해 이 역시 혈압을 상승시켜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삶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은 하루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다음 날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것 외에도 뇌를 발달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막상 불면증을 치료하는 병원의 문턱을 너무 높게만 생각하고 혼자서만 방법을 찾는다거나 방치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시거나 망설이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