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가 에디슨은 잠은 사치이며, 하루 4시간 자면 충분하다고 이야기를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 시간이 다르긴 하지만 늘 이렇게 짧은 수면시간을 유지하면서 왕성한 발명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이 의문을 풀 수 있는 일화가 있는데요, 실제로 에디슨의 연구소에 가보면 침대와 베개가 한쪽 구석에 놓여있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잠깐씩 수면을 취하면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연구소 한켠에서 쪽잠을 자는 모습이 찍힌 사진도 있구요. 그리고 가수면 상태에서 불쑥 불쑥 솟는 생각들을 발명에 활용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밤에 취하는 수면시간은 짧았을지라도 틈틈히 취하는 가수면이 에디슨의 켠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었을지 모릅니다.

여기서 '가수면'이란 말 그대로 가짜 수면을 말합니다. 

실제 잠이 들지는 않았지만 눈을 감고 편안한 상태를 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명상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가 내시경을 할 때나 어린이들의 치과 치료에서 어느 정도의 의식은 있으나 수면 상태와 같은 상태를 유지해서 검사나 치료를 하는 것도 일종의 가수면을 이용한 의료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을 잃는 마취랑은 또 다르고, 마취랑 잠도 또 다른 개념입니다. 가수면은 마취도 아니고 잠도 아니지만 약간 감각이 좀 떨어져 있는 상태, 잠이 듯 말 듯한 릴렉스 된 상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람의 몸은 크게 3가지 활동을 통해서 생명을 영위하고 생활을 만들어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사지의 움직임을 통한 근육운동, 두번째는 자율신경의 조절에 의한 내장 운동, 세번째는 두뇌활동입니다. 이 세 가지 활동은 사실 따로 따로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도와주고 서포트 해주고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일생의 3분의 1을 잠에 할애하는 것은 이 세 가지 활동이 모두 편안하게 휴식을 취해서 다음날에 쓸 에너지를 비축하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몸의 움직임이 거의 없으니 근육운동은 당연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생명의 영위를 위한 최소한의 자율신경 조절만 일어나면서 두뇌 또한 꿈을 꾸면서 복잡한 기억과 감정들을 비워내게 됩니다. 

그런데 만일 불면증으로 인해 이러한 휴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가수면을 활용해 볼 수 있는데요, 비록 완벽한 잠은 아니더라도 위에 언급한 세가지 활동 중에서 1가지 혹은 2가지의 활동은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피로의 회복에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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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면을 활용하는 것에는 크게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도 됩니다. 에디슨처럼 바쁜 일상 중에도 기회가 될 때 틈틈히 조금씩 취해주는 것도 좋은데요. 대중교통 출퇴근시에 버스 안에서도 좋고, 점심식사 이후에 잠깐 책상에 엎드려 잠을 취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전날 불면증 때문에 잠을 못 잤는데 장거리 운전 때문에 졸음운전이 염려되는 상황이라면 휴게소나 쉼터에 차를 세우고 특별히 잠이 오지 않더라도 가만히 눈을 감고 10분, 15분이라도 가수면을 취하시라는 거죠. 잠시 내 몸에 충전기를 연결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가수면은 취침시에도 유용합니다. 불면증 환자분들에게 독이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오늘 밤은 잘 수 있을까?', '오늘은 꼭 자야하는데'라는 불안과 걱정인데요. 꼭 잠을 자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마치 명상하듯이 그냥 누워만있자, 가수면이라도 취하자. 라고 생각을 하고 침대에 눕는 것 자체가 잠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는 데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침대에 누운 뒤에는 눈을 감은 채 내일 할 일들에 대해 정리를 해보아도 좋고, 즐거웠던 지난 기억을 떠올려 보아도 됩니다.  이런 저런 잡생각에 빠져있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살짝 잠에 빠져드는 행운이 올지도 모르죠. 궁극적으로는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불면증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간혹 불면증일 때 침대에서 누워있지 말라고 했는데.. 낮잠은 안좋다고 했는데.. 하며 선입견 때문에 가수면을 시도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실제로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