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는 비결 음식도 한몫한다 

 　“잘 먹어야 잘 잔다.” 수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그런데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 것일까. 잠 안 올 때 먹으면 좋은 음식은 없을까. 허정원 자미원한의원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좋은 식습관이 편안한 잠을 부른다

　음식 좋아하는 사람은 대개 저녁에 많이 먹는다. 술을 즐기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1차는 삼겹살에 소주, 2차는 치킨에 맥주, 3차는 집에 와서 라면 한그릇…. 이렇게 배가 든든해야 잠이 잘 온다는 사람도 있다. 과연 그럴까? 허정원 원장은 “과식을 하면 소화기관이 밤새 쉬지 못하고 일하므로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분명 배가 불러 금세 곯아떨어졌는데 다음 날 아침에 찌뿌둥한 게 그래서라는 것.

　반면 배가 너무 고파도 잠이 안 온다. 이럴 땐 가벼운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살을 빼려고 식사량을 줄이고부터 밤마다 말똥말똥해졌다면 다이어트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잠을 못 자면 피곤해서 살도 빠지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 연구에 따르면 잠이 부족할수록 피자나 햄버거 같은 정크푸드(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패스트푸드)가 당긴다고 한다. 수면부족 때문에 뇌의 인지기능이 떨어져 이들 음식이 나쁜 줄 알면서도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는 것.

　음식의 종류도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너무 맵고 짜거나 조미료가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그 자극이 밤늦게까지 이어져 몸이 마치 격한 운동을 한 것처럼 흥분상태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할 뿐 아니라 자면서도 악몽을 꾸기 쉽다.

　결론은 간단하다. 과식하거나 쫄쫄 굶지 말고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되, 자극 없는 음식으로 적당한 양을 먹을 것.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실천만 하면 된다.

　◆숙면에 도움 되는 음식

　잠이 오지 않을 때 따뜻한 우유 한잔이 최고라는 이유가 뭘까. 숙면에 도움을 주는 성분인 트립토판과 칼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소화가 안돼 우유가 꺼려진다면 두유나 바나나로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상추와 양상추도 불면증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락투신·락투세린 등의 성분이 수면을 유도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저녁에 쌈이나 샐러드로 먹어도 좋고, 잠자리에 들기 전 갈아서 즙으로 마셔도 숙면을 돕는다.

　평소 잠이 잘 안 온다면 연근을 가까이하자. 뭉근하게 삶은 연근을 얇게 썰어 꿀과 함께 먹으면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호두도 하루 서너알씩 챙겨 먹으면 불면증 예방에 좋다. 이 밖에 셀러리·양파·미나리·팥·메밀·굴도 꾸준히 먹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불면증 해소에 좋은 한방차

　대추는 전통적으로 불면증에 많이 이용되는 약재다. 작은 일에도 쉽게 긴장하거나 어깨나 뒷목의 근육이 많이 뭉쳐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 잘 말린 대추를 달여 수시로 마시면 된다.

　영지는 심장에 쌓인 열을 풀어주므로 신경쇠약증 치료에 자주 이용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서 건망증이 있고 가끔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람은 영지차를 챙겨 먹으면 도움이 된다.

　둥굴레차도 중추신경계를 진정하는 작용이 뛰어나 숙면에 도움을 준다. 잠들기 전 생각이 많아지고 얼굴이나 머리 쪽으로 열이 모이는 사람에게는 국화차가 좋다.

　산조인차도 불면증 환자들이 많이 마시는 차다. 물 두사발에 볶은 산조인 40ｇ을 넣고 물이 3분의 1로 줄 때까지 달인 뒤 하루 3~5회 마시면 효과가 좋다.

　손수정 기자 sio2s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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