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
서 * * / 여 60대
아주 털털한 성격의 어머님이셨습니다. 진찰하면서부터 줄곧 웃는 얼굴을 하시면서 편하게 진찰도 받고 상담도 하셨는데 의외로 스스로의 성격에 대해서는 많이 예민하다는 얘기를 하시더군요.
작년 11월에 자궁쪽에 염증이 있어서 치료를 위해서 스테로이드 계열의 주사를 맞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사를 맞은 날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소주를 모임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시게 되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이후로 갑자기 불면증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양약과 소주가 서로 상충하는 기운으로 불면증을 유발시켰을 수도 있구요.
자궁쪽에 염증이 생겼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을 많이 쓰셨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시작된 불면증은 잠들기가 힘든 입면장애로 나타나서 어머님을 괴롭혔습니다.
이전에 협심증으로 심장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기 때문에 불면증이 심혈관계 질환에 주는 영향때문이지 더욱 불안해 하셨구요 가슴두근거림이나 가슴답답함이 불면증이 생기면서 더 심해지니까 혹시나 심장에 무리가 많이 가지 않나 해서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특히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역류성 식도염때문에 가슴에 항상 쓰린 증상이 있었고 그 속쓰림은 새벽녘에 더 심하다고 하십니다.
자주 깜짝 깜짝 놀래는 것도 있는데다가 몸이 그렇게 건강한 편이 아니어서 어깨, 등, 허리, 다리 등등 안 아픈데가 없고 자주 추위를 느껴서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미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제를 합쳐서 3알 정도의 신경정신과 약을 복용중이셨구요.
[치료경과]
처음 치료를 시작하면서 속쓰림이 너무 심하다고 하셔서 우선은 수면도 수면이지만 속쓰림에 대한 치료를 같이 병행해서 처방을 했습니다.
원래 소화가 잘 안되는 분이셔서 처방해드린 약을 드시면서도 더부룩함 혹은 부글거리는 느낌의 약간의 소화장애가 있긴 하셨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하셔서 치료를 계속 진행했습니다.
거의 3주 정도가 되었을 무렵 속쓰림이 잡히면서 소화도 그럭저럭 잘 되는 것 같다고 얘기하셨습니다.
아쉽게도 수면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한약을 드시면서 양약은 조금씩 줄여서 드시거나 한번씩 안먹고 버티는 날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수면쪽으로 초점을 조금 더 두고 치료를 하기 위해서 처방을 약간 조절했는데 어머님께서 변화된 처방에 조금 예민하게 반응하시면서 소화쪽에 조금 무리가 오셨습니다. 그래서 배도 아프고 대변도 자꾸 물러져서 드시기가 힘드시다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제가 너무 욕심을 부렸나봅니다. *^^*
어머님께 다시 처방을 조절해서 보내드렸고 그러면서부터 수면이 훨씬 더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신경정신과 약도 끊으시고 컨디션도 좋아지고 수면도 좋아져서 약 2주 정도 같은 약을 복용하면서 눈에 띄는 수면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물론 그 전에 차곡차곡 쌓아둔 벽돌들이 담을 만들고 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겠지만 다른 분에 비해서는 다소 빠른 치료경과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렇게 한달여를 더 치료하고 나서 이전처럼 잘 지내신다고 연락이 오셨습니다.
잘 주무셔서 이제 약도 안 먹고 그냥 잔다구요
혹시 수면이 흔들리더라도 너무 개의치 마시고 편하게 지내시면 계속 좋은 컨디션 유지하실 거라고 말씀드리고 치료를 종료했습니다.
3개월이 약간 안 되는 기간동안 치료하면서 좋은 결과를 보여 주셨던 어머님입니다.
수면에 대한 집착이나 잠을 못 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심하지 않으시면서 다소 털털한 성격때문인지 매우 낙천적이셨습니다.
예민함 때문에 몸이 쉽게 긴장하긴 하지만 스스로 그런 긴장을 푸는 방법을 잘 알고 계시는 듯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근 20년 가까이 앓아왔던 가슴쓰림(역류성식도염)이 좋아져서 많이 기뻐하셨습니다.
역류성 식도염도 일종의 신경증이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지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증상들 중 하나입니다.
불면증을 앓고 계신 분들이 역류성식도염을 많이 앓고 계신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끝까지 믿고 치료에 잘 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좋은 결과 있어서 더욱 감사드립니다.
|
